교회 내 갈등, 성서적 해결원칙은 있는가?

초대교회가 가진 여러 가지 정체성 가운데 하나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노력이었다. 초대교회의 구성원은 기존의 유대인이 지켜오던 율법이 아닌 예수를 통해 완성된 새로운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이었다. 예수의 가르침 가운데 오늘날의 한국 교회가 교회 내 갈등문제와 관련하여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예수는 교인들 사이의 분쟁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두 가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이웃간의 화해가 하나님과의 화해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혀 두는 대목이다. 예수는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 들을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예물을 드리라 (마5:23-24)라고 말씀하셨다. 즉, 사람사이의 화해가 우선되지 않으면 그들이 드리는 예배는 받지 않으신다는 뜻이다. 여기서 네 형제의 개념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유대사회에서 형제라는 말은 하나님의 전에 와서 예배를 드리던 동료 유대인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던 말이다. 따라서, 예수에 의해 새롭게 정립된 율법의 적용범위는 비단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교인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원수 된 자(너를 송사하는 자, 마5:25)까지도 화해하라는 분명한 명령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형제간의 화해가 우선될 때에만 예물을 받으시는 하나님임을 기억해야 한다.

둘째로 교회 안에서 잘못을 범한 신자에 대해 교회가 어떠한 입장과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제시하는 부분이다. 예수가 제시하는 방법은 당사자간의 문제해결을 가장 우선시한다. 즉, 다른 사람들에게 누구에 대한 험담이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을 퍼뜨림으로써 상대를 곤경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게 직접 대면하라는 것이다.(마18:15) 이런 용기 있는 대면은 그 자체만으로 상대와 더 큰 관계상의 갈등을 겪을 위험이 있기에  한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우리가 상대를 상처주기 위해 대면이 아니라 다시 얻기 위해 사랑으로 직접 대할 때 비로소 화해와 회복이라는 놀라운 기적을 체험할 수 있다. 이러한 순수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차선으로 선택될 수 있는 방법을 성경은 다른 이들, 더 나아가 교회 전체가 나서서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가르친다.(마18:16-17)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을 때 취해야 할 단계가 그 사람을 이방인과 세리 같이 여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살펴보아도 이방인이나 세리는 예수가 가장 열심히 품으려고 했던 부류의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이방인이나 세리처럼 여기라는 이야기는 어쩌면 다시 품고 사랑해야 할 대상이라는 말과 같다. 그래서 아마도 베드로의 연이은 질문에 예수는 일흔번씩 일곱번이라도 형제를 용서하라(마18:22)고 한 것인지도 모른다.

간혹 교회 안의 분쟁과 갈등이 언론의 가십거리 정도로 취급되는 씁쓸한 오늘날의 한국교회의 현실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한편, 과연 교인간의 갈등을 성서적 관점에서 풀 수 있는 원칙과 능력이 한국교회에게 있는가 반문하게 된다. 혹시 우리는 은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는 직접 대면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교회에서 형제, 자매들간의 갈등이 증폭되는 위험한 암을 키우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이라도 교회 내에서 교리교육과 더불어, 교회 내 문제를 성서적 원칙과 함께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고, 건강한 평화적 갈등해결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훈련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평화 정체성회복의 첫걸음이다. 이런 노력 없이 분쟁과 갈등으로 나뉘어진 한국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없음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이재영-목회자신문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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